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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땅, 20년 이상 점유하면 내 땅 되나?

by 재주니 2024. 4. 25.

 

국가 땅, 20년 이상 점유하면 내 땅 되나?

 

Q: A는 25년 전 B로부터 논 1천㎡(약 300평)를 매수해 농사를 짓고 있는데, 갑자기 군청에서 “측량을 해보니 A 논이 국가소유의 도로 70㎡를 침범했다"면서 변상금을 내야하고, 계속 사용하려면 대부계약을 맺고, 대부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통고를 해 왔습니다.

A는 깜짝 놀라 주위에 알아보니 국가 땅이라도 20년 이상 점유했다면 시효취득이 될 것이라는 의견과 변상금을 물고 국가와 대부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여기서 과연 A는 국가에 대해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할 수 없이 대부계약을 하고 대부료를 내야 할까요?

 

● 국유재산법 제6조(국유재산의 구분과 종류)

① 국유재산은 그 용도에 따라 '행정재산'과 '일반재산'으로 구분한다.

② 행정재산의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공용재산: 국가가 직접 사무용ㆍ사업용 또는 공무원의 주거용(직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로 한정한다)으로 사용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한까지 사용하기로 결정한 재산

2. 공공용재산: 국가가 직접 공공용으로 사용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한까지 사용하기로 결정한 재산

3. 기업용재산: 정부기업이 직접 사무용ㆍ사업용 또는 그 기업에 종사하는 직원의 주거용(직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로 한정한다)으로 사용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한까지 사용하기로 결정한 재산

4. 보존용재산: 법령이나 그 밖의 필요에 따라 국가가 보존하는 재산

③ “일반재산”이란 행정재산 외의 모든 국유재산을 말한다.

●국유재산법 제7조(국유재산의 보호)

① 누구든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국유재산을 사용하거나 수익하지 못한다.

② 행정재산은 「민법」 제245조에도 불구하고 시효취득(時效取得)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5조, 제6조 : 위 국유재산법(6,7조)과 거의 동일한 규정을 둠

결국 국유재산이든, 지자체의 공유재산이든 행정재산과 일반재산 중 ’행정재산‘은 민법상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않고, 오로지 ’일반재산‘만 대상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공유재산을 20년 이상 점유한 자가 시효취득을 주장하려면 먼저 관리청(캠코, 즉,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리를 대항하고 있음)에 문의하여 행정재산인지, 일반재산인지 여부부터 확인해보아야 하겠지요.

행정재산인데도 시효취득을 주장하여 소송까지 제기했다가 소송비용만 날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지요.

다만, 행정재산도 관리청이 용도폐지를 하면 일반재산으로 인정해 대부·매각 등의 처분이 가능하고, 시효취득의 대상이 됩니다. 이때 공용폐지(公用廢止)란 '공물(公物)로서의 성질을 상실시키는 의사표시’로서, 예컨대 도로나 구거, 하천 등이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되면 공용폐지를 해 일반재산화하고 필요한 개인에게 불하(매도)해 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행정재산으로 유지되는 한 시효취득대상이 안된다는 결론인데, 만약행정재산인 도로나 하천이 ‘사실상 기능을 상실’해서 전, 답, 잡종지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면, 시효취득이 가능할까요?

즉, 구거나 하천의 흐름이 바뀌거나 더 이상 물이 흐르지 않아서 그 부지를 이제는 개인이 논이나 밭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점유하거나 경작하는 개인이 시효취득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행정재산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어도 적법하게 용도폐지가 되지 않으면 시효취득이 안되는 점 유의해야 합니다. 용도폐지는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가능하지만, 행정주체가 점유를 상실했다거나 장기간 방치 혹은 행정재산이 본래의 용도에 제공되지 않는 상태에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묵시적인 공용폐지의 의사표시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는 게 판례입니다(대판 2010다58957).

 

 

따라서 A의 논에 포함된 도로 70㎡에 대해 그 관리청이 정식으로 공용폐지를 한 바가 없을 뿐아니라 상당기간 점유를 상실, 방치했다거나 도로의 기능을 잃고 논으로 사용됐다는 사정만으로 묵시적인 공용폐지를 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A는 2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점유했다 하더라도 시효취득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결론입니다.

 

 

출처 : 김재권변호사